문화로 하나 된 세상. 예술로 꽃 피는 완주.
WANJU FOUNDATION FOR ARTS & CULTURE
현대무용가 - 정승준
안녕하세요, 완주문화재단 입니다. 완주예술인 기록화 사업을 통하여 14명의 완주 예술가를 만났습니다.
오늘 소개시켜드릴 예술인은 현대무용가 정승준님 입니다.
Q. 나의 어린시절
어렸을 때 아버지 회사 때문에 전라도 지역 안에서 이사를 많이 다녔어요. 목포, 여수, 순천 등 실제로는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났지만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이 남원이라 남원 출신이라고 얘기를 하고 다녀요.
남원은 소도시인 만큼 초·중·고가 밀집해 있어서 학우들을 많이 사귈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초등학교 전학을 하도 많이 다녀서 좋은 기억이 없어요. 친구들과 친해질만 하면 전학을 가니까. 그래서 중학교 때 정착한 남원에서 가장 좋은 시절을 보낸 것 같아요.
처음으로 길게 친구를 사귀기도 했고, 춤을 시작한 나이이기도 하구요.
Q. 학교생활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친구들이랑 공원에 가서 춤추고 음료수 마시고, 또 춤추고 그랬어요.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예술의 경지가 아니라 순수한 춤에 가깝지 않았나 생각해요. 고등학교는 남원에 있는 예고로 진학했어요.
타 지역에서 많은 예술인이 모였기 때문에 공부도 하고, 포부를 키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현대무용이라는 것 자체가 입문은 쉬워도 전공자로 임했을 때는 되게 어렸을 때부터 해야 되는 전공인데 저는 그렇지 않다보니 무용 기본기에 대한 부진이 있었어요.
Q. 부모님의 예술성 & 무용에 대한 반대
아버지께서 음악을 되게 좋아하시고, 미술도 좋아하셨어요. 집에는 아버지의 미술 방이 따로 있었어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과 기타 연주도 되게 많이 하는 편이셨어요.
그래서 예술 쪽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더 반대를 하셨어요. 예전에는 공부를 안하고 춤을 춘다고 하면 ‘딴따라’소리를 들었을 때고,
또 공부를 해야 하는 시기에 왜 춤을 추냐며 많이 혼났어요. 그리고 일단은 돈이 안 되는 걸 너무 알고 계셨기 때문이기도 해요.
그래도 저는 오로지 춤이 좋아서 예고에 진학을 했죠.
그런데 나중에 아버지랑 얘기해 보니까 제가 잠깐 혹 한게 아니었는지 테스트를 하고 싶었던 부분도 있었다 하시더라구요.
Q. 잠깐의 연기생활?
중학교 3학년 때 제가 춤을 주차장이나 공원 같은데서 추다 보니까 무릎이 너무 아파서 진찰을 받아보니 연골이 손상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그 이후로 아버지께서 저한테 아무런 상의 없이 과를 연기 영상과로 옮겨 놓으셨어요. 입학을 하고 보니 연기과 였고 강제로 10개월간 연기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런데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부모님께 전과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고 더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니 무릎은 멀쩡했고 성장통이 었어서
허락을 받고 무용과로 전과를 했어요.
Q. 잠깐의 연기 생활이 준 도움
지금 제가 추는 춤 스타일 자체가 집중 포인트를 가지고 감정적인 걸 끌어내는 건데,
그 집중력을 연기의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더 배웠던 것 같아요. 그 집중력이 선천적인 재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류>
Q. 작품을 보면서 표정이 많이 바뀌고, 순간 변화하는 감정을 최대한 잘 표현하고 싶어 한다고 느꼈어요. 맞나요?
맞아요. 정말 빠져들어서 나오는 표정이거든요. 사실 절대로 표정을 연습하거나 연기하지는 않아요.
파트너와 이 장면에서 이런 표정이 나와야 한다는 말도 한 적이 없어요. 정말 작품에 빠져들고 올인해야 나올 수 있는 감정과 감각, 표정이라고 생각해요.
Q. 예술을 통해 보여주는 하는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표현?
제가 재작년 까지는 계속 콩쿠르도 나가고 안무자 보다는 플레이어 입장으로 무대에서 역할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매너리즘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움직이는 것 자체는 좋은데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게 해소가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작년부터 안무를 시작했는데, 그제서야 조금씩 해결이 되었어요.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만 하다 보니 관객들의 니즈를 못맞춘거죠. 제가 아무리 순수예술을 해도 대중들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하고, 저 혼자만의 예술이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춤을 봤을 때 헷갈리거나 많은 감정이 상상되는 퍼포먼스보다는 딱 봐도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도록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내용은 무겁지만 보는 사람은 편하게 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젠더리스를 추구하는 이유?
어느 순간 제 춤을 보는게 지겨울 정도로 재미가 없어서 공부를 많이 해봤는데, 주변을 보니 남자들은 항상 과격하게, 여자들은 항상 유연하게만 춤을 후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남자가 유연하게 움직이거나 손끝을 우아하게 쓰면 여성성이 보이고 젠더리스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남성도 여성도 강하지 않거든요. 그 중간에서 놀려고 하는게 제 춤의 방향성이기도 해서 젠더리스한 춤을 추구하기도 하고 또 그게 역할극 같아서 재미있어요.
Q. 공부의 이유
사실 매일 똑같은 연습실에서 거울을 보고 연습하면 본인한테 잘려요. 저도 나르시시즘이 굉장히 강한 편인데도 자신에게 질리는 순간 한 일주일은 하기 싫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환경을 되게 많이 바꿔요. 불도 꺼보고, 시야를 아예 차단한 상태에서 춤을 취보고, 가장 작은 빛만 사용해서 춤도 춰보고
또 아니면 제일 강한 빛을 비춰서 빛의 구도를 바꿔보는 거죠. 그게 계속 좋은 영감을 주고 도전 정신과 추진력을 일으켜주는게 아닌가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저의 노하우이자 제 일상 패턴이죠.
<정승준>
Q. 전국 무용제 솔로&듀엣 부분 대상
작품명이 「너니까 오류」였는데 책을 읽다가 영감을 받아서 짠 작품이에요. 책의 내용이 연애를 오래 하고 있는데, 문득 여자친구가 그 말을 하더라구요. ‘내가 왜 좋아?’ 이 질문에 보통 남자들은 귀찮아서 또는 상황을 무마시키려고 그냥 ‘너여서 좋다.’라는 말을하는데 여자친구가 그런게 어디있냐고 하면서 왜 좋은지 설명해 달라고 하는데, 그 말이 너무 재미 있었어요.
“내재적 가치를 설명 해줘라”이거죠. 예를 들면 돈이 많아서, 예뻐서, 직업이 좋아서인데 이 내재적 가치 중에서 하나라도 틀어지면? 그래도 과연 ‘너여서 좋다’가 될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걸 작품으로 표현했어요.
<너니까 오류>
Q. 작품의 하이라이트?
마지막에는 속옷에 가까운 팬츠와 탑만 입고 서로를 막 많이 때리는 장면이 있어요.
옷을 벗었다는건 저한테 의미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여자 남자 둘만 남겨 놓고 우리가 입고 있는 옷조차 다 벗겨지고 너랑 날 마주했을 때도 ‘너여서 좋냐’는 이야기를 한 작품이에요.
Q. 다양한 작품활동
제가 최근에 뮤직비디오 작업을 진행했어요. 음악중에 국악을 제일 좋아하거든요. 국악하면 한국 무용이 따라오는데, 그 틀을 깨고 싶었어요.
국악에 현대무용이 더 예쁠 것 같다는 생각에 다짜고짜 맴버를 모았어요. 그렇게 하나 둘 채워나가다 보니 안정화된 팀이 만들어 졌고 제가 대표로 있어요.
완주라는 지역에 온 개념도 있고, 지역 상생의 개념도 있으니 좀 더 한국 적인 장소를 찾아서 우리만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자는 개념으로 신곡 뮤직비디오를 찍었어요.
Q. 예술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되는 일은?
제가 나르시시즘이 강해서 제가 알려지는 것을 좋아해요. 그냥 기사가 많이 올라왔을 때 가장 뿌듯하기도 했구요.
콩쿠르 입상도 기분이 좋았지만 저의 개념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상을 받았을 때 좋았어요. 또 인정된다는 개념보다 불쾌하지 않게 들렸을 때 가장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Q. 예술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은?
전달이 완벽하게 되지 않을 때 가장 힘들어요. 제가 댄서들을 많이 데리고 있는데 저도 나이도 어린 아마추어 무용수이자 초보 안무자거든요.
안무자가 댄서들에게 빨리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해 줘야 좋은 리서치 환경이 만들어 지는데,
아직은 제가 그 작업이 좀 미숙해서 댄서들한테 혼동을 주지 않나 생각해요. 다행인건 주변에 있는 댄서들이 워낙 긍정적이고 제 작품을 존중해 주는 댄서 들이라서
정리가 안된 것 같은 모습을 보일 때 뭔가 해답을 많이 던져주기도 하고해서 같이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Q. 향후의 계획과 기억되고 싶은 나는?
저는 무용에 관련된 건 거의 다 하고 있어요. 가르치기도 하고 무용단과 크로스오버 단체 팀의 대표이기도 하면서 무용단에 속해 있기도 해요.
또 취미가 작곡이기도 해서 많은 걸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바쁠 것 같아요. 이렇게 속해 있는 것들에서 최선을 다하는 예술인이 되는게 저의 목표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정말 좋은 동화책을 매년 써주는 예술인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세상에서 제일 쉽고 재미있는 책이 동화책이지만 동화책이라고 익살스러운 것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어렸을 땐 몰랐는데 성인이 되고 동화책을 읽어보면 생각보다 무거운 뜻이 많은 거에요.
편안하고 솔직하고 순수하지만 무게가 있는 것 동화책은 그런 요소들이라 너무 매력적이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